| 글제목 |
* 스페인에서 드리는 글 4. |
| 작성일 |
2009-01-20 |
사랑하는 교우들에게!
지금은 1월 20일 오전 9시 10분. 다른 이들은 모두 떠났고
저는 이제 막 숙소를 떠나 다음 목적지 비아나로 가기 전 마을 도서관 앞에서
(문은 아직 열지 않았고) 노트북을 켜보니 인테넷이 연결되었습니다.
한번 더 글을 쓰고 싶어 판초우의를 깔고 길에 앉았습니다.
바닥은 아주 차지만 이 글을 드리게 되어 감사뿐입니다.
어제도 이곳 알베르게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과 벽난로 앞에서 사귐도 갖고
순례 길의 새로운 의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이랜드에서 온 여자분은 큰 개를 데리고 순례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개 때문에 방을 얻을 수 없고 숙소 주자창에서 잠을 자며 걷고 있었습니다.
침낭이 아주 좋아 밖에서 자도 춥지 않다고 하네요.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가지고 가르치는 그녀.
그녀 역시 순례 길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고 싶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개와 무거운 짐으로 7km 전방 토레라는 곳에서 하루를 묵으려고 한답니다.
이렇게 순례의 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길 동무들.(어제 7명이 있었어요. 프랑스, 아일랜드, 카나다, 이태리 사람들)
그들을 잘 알수는 없지만 모두들 좋은 사람들 같습니다.
오늘 아침 제가 쌀을 넣고 일명 쌀차를 꿇여 한잔씩 나누었더니
구수한 맛에 너무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매일 밤에 자는 숙소에는(8유로를 내지만) 불을 전혀 넣어 주지 않습니다.
냉방에서 자는 기분을 벌써 여러 날째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알베르게가 없는 마을에서는 20, 30유로를 내고 자기도 했지만,
모두들 아끼기 위해서 알베르게에서 잡니다.
이제 길을 떠날 준비를 해야 겠네요. 길 바닥에 앉아 이 글을 쓰니
손도 시렵고, 춥기도 하고...
그럼 또 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09. 1. 20 스페인 로스 아르코스에서
이 철 수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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