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제목 |
* 과테말라에서 긴급 기도제목입니다. |
| 작성일 |
2004-03-04 |
과테말라 긴급 기도 부탁
안녕하십니까? 과테말라에서 사역 중인 이중무 목사입니다.
교회 개척을 하면서 저와 몇 명 되지 않는 성도들이 힘을 모아서, 아니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는 마음들을 모아서 새 봉고차를 구입했습니다. 봉고차 옆에 ‘호산나교회’라고 이름도 써 붙였고, 이제는 과테말라를 누비며 전도할 것을 생각하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오늘(현지 시각, 3월 2일) 운전 허가증도 발급받았습니다. 과테말라는 자기 나라의 운전면허증이 있는 외국인에게 1년씩의 운전 허가증을 줍니다. 그래서 저도 운전 허가증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허가증이 명함보다 조금 큰 종이여서, 1년을 사용하다보면 관리하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서 코팅을 하기 위해서 문방구로 갔습니다.
문방구 앞에 차를 대고, 아내와 함께 차에서 내려서 코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두 명의 강도가 들이 닥쳐서 권총을 머리에 들이대며 차 열쇠를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스페니쉬를 못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강도가 발로 저의 급소를 걷어찼습니다. 자동적으로 몸을 움츠리면서 “나는 차가 없다”고 했더니, 다른 강도가 다시 급소를 걷어차면서 “이 차가 네 차가 아니냐”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면서 총을 쏘려고 총알을 장전했습니다. 그 때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러다가 죽는구나.’ ‘이 차가 어떤 차인데. 이 놈들아 안 된다.’ ‘오 주님 어찌 이러십니까?’
문방구는 쇠창살로 입구가 막혀있었고, 주인은 창살 뒤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가 이미 안으로 도망가 버린 상황이었습니다.
아내는 놀라서 말을 하지 못하고, 저 역시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강도들의 얼굴도 바로 쳐다 볼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저는 차 열쇠를 내어주었습니다. 열쇠를 받은 한 강도가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었고, 다른 강도는 권총으로 제 머리를 때리고 차에 올라타고 황급히 도망갔습니다. 머리에서는 피가 솟구쳤고, 온 얼굴과 가슴에 피범벅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만 지르며 저의 머리를 감싸고 문방구 주인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한 참 동안 문방구 주인은 얼굴도 내밀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일이 오전 11시 20-25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피가 너무 많이 나와서 우선 응급으로 지혈을 하고, 보험회사와 경찰서에 신고를 했습니다. 보통은 여유롭게 지갑도 빼앗아 가는데, 이 강도들은 얼마나 급했던지 차 열쇠만 빼앗아 달아났기 때문에, 지갑에 들어있던 응급 연락처 전화번호로 신고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병원으로 가서 찢어진 머리를 치료했습니다. 권총 손잡이에 맞은 자리의 머리카락을 다 자르고, 약 3cm 찢어진 곳을 꾸맸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각은 저녁 8시입니다. 다행히 큰 상처를 입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이 나라는 조금만 반항해도 그냥 방아쇠를 당겨서 사람 목숨 죽이는 것쯤은 보통으로 생각하는데,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그 순간에 그들의 손가락과 마음을 주장하셔서 죽지 않고 살아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긴급 기도 제목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까지 강도 만난 성도들을 위로할 때, 제가 했던 말들이 얼마나 공허한 소리였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성도들이 당하는 모든 일들을 목사가 다 경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직접 강도를 당하고 보니, 그리고 머리에 총구를 겨냥 받고 보니, 총알을 맞은 것은 아니지만, 총으로 머리를 맞아보니 강도 만난 성도들의 그 아픔과 놀람과 괴로움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 것입니다.
부탁드릴 기도 제목은,
1) 이미 잃어버린 차는 할 수 없지만, 저와 호산나교회 성도들의 마음이 잃어버려지게 될까 염려됩니다.
지금 과테말라 일부에서는 호산나교회의 설립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교회의 성도들이 호산나교회로 이동하게 될 것을 염려해서 입니다. 그래서 온갖 악한 말과 공갈 협박으로 과테말라에 헛소문들을 퍼뜨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기존 신자들이 아닌 불신자들과 신앙생활을 하다가 낙심하거나 쉬고 있는 성도들을 전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인 성도들의 영적 성숙과 성장은 안중에도 없고, 교인 숫자와 외형적인 교세에만 혈안이 되어 하나님의 교회를 방해하고 핍박하는 저들이 얼마나 불쌍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때에, 차를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그러면 ‘기회는 이때’라고 하면서 더욱 더 호산나교회를 공격하고 조롱하고 비웃을 것입니다. 그러면 호산나교회 성도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고, 개척교회의 의지와 용기가 식어질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저 역시도 감사와 회개와 서글픔 등등의 감정이 뒤섞이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호산나교회와 부족한 저희들을 훈련하시고 연단하시는 과정이라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며, 또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당하는 이런 아픔과 역경들이 밑거름이 되어서 장차 호산나교회가 거목과 같은 교회가 되기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차를 구입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서 강도를 만나고 말았습니다. 보험 처리가 잘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차에는 전도용으로 만든 교회 주보와 은행 통장이 있었습니다. 강도들이 주보에 나와 있는 주소를 보고, 통장에 들어 있는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보고 제 2의 강도짓을 꾸미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 나라는 몇 푼의 돈을 위해서도 강도를 행하며,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이런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강도들의 또 다른 강도행각을 혼자 걱정하면서 잠시나마 과테말라가 얼마나 싫어졌는지 모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 너무나 간절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이 일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강도들이 주소를 알기 때문에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가 아이들을 납치한다든지, 어떤 범행을 저지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피로 물든 저의 옷을 보고,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이 얼마나 하얗게 질렸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택과 교회가 같이 있기 때문에, 교회를 출입하는 성도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앞으로 이런 일을 당하지 않기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테말라에서 사역하는 동안 항상 눈동자같이 지켜주시고, 인도하시고, 보호해달라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특별한 기도의 부탁을 간곡히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4. 3. 2.
과테말라에서 이중무 목사 드림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 그 영광에 동참할 우리는 지금 여기서 선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Guatemala 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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