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제목 |
* 안녕. 철수 목사님! |
| 작성일 |
2006-06-04 |
사람이 한결같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30년동안 한결같은 사람을 만났다.
우리의 친구 철수 목사이다. 철수목사가 누구인가? 30년전 총신대 시절 봉천동에서 헐떡고개를 넘어 총신 캠퍼스로 들어오는 골목에서 어린아이들을 붙잡고 전도하던 철수목사를 기억하지 못할 친구는 없을 것이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아이들에게 소망과 기쁨을 나누어 주던 그 철수목사를, 그때와 똑같은 미소를 가진 철수목사를 만난 것이다.
이제 철수목사를 만난 짧은 시간에 느낀 점을 배려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하려 한다.
3일전 화요일 리더십세미나에 갔다가 혜성목사로부터 철수목사가 지금 케이타운 플라자에 와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랴부랴 올라와서 저녁식사로 칠보냉면을 먹었다. 그런데 식사후 혜성목사와 철수목사가 서로 내겠다고 싸우다가(?) 결국은 철수목사가 냈다. 정말 싸울뻔했다. 내가 중재하지 않았으면 그랬을지도 모른다. ㅎㅎㅎ 여기에 올때마다 대접을 받아서 이번에만틈은 토박이들에게 대접하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모양이다.
하여간 서로들 뭔가를 대접하지 않고서는 못배기는 친구들이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인가?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기쁘고 감사하다.
저녁 늦게까지 얘기를 나누고 철수목사 숙소에 데려다 주는데 적당한 길거리에 내려달란다. 혼자 버스라도 타고 갈수도 있는데 데려다 주니까 미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도 배려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험한(?) 길거리에 그냥 내려 놓을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늦은 저녁시간 아닌가? 여기서의 픽업 철칙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까지 차안에서 지켜보았다가 문이 닫힌 후에 떠나야 한다. 그게 피차의 배려이지.
그리곤 그저께 다시 우리 집사람과 아들과 함께 철수목사를 만나서 그 유명한 길목의 동치미를 먹었다. 엘에이에 처음오는 친구들은 꼭 길목에서 동치미를 먹어보시길 권한다. 정말 철수목사도 국물하나도 남기지 않고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면서(철수목사의 특징) 싹 비웠다. 물론 갈비와 불고기를 곁들여서 말이다. 그리곤 고맙다는 말도 여러번 했다. 내가 무안할 정도로.. 그래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한국에 들어가는데 공항에 어떻게 갈거냐고 물었다. 택시를 타겠단다. 아니 무슨 비싼 돈을 주고 택시를 타냐고 묻고는 내가 공항까지 픽업을 해 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바쁜데 무슨 픽업이냐고 절대로 안된다고 한다. 택시가 비싸면 알아서 싸게 가겠다고 우긴다. 결국은 내가 졌다. 이것도 그의 배려하는 성품에서 나온 자세일거다.
사실 여기에 들리는 손님들은 열이면 아홉 대부분 편안하고 안전하게 뭔가를 도움받기를 기대한다. 샤핑 안내나 관광안내, 그리고 차편까지.. 말은 안해도 알아서 도와주기를 은근히 바란다. 나도 한국에 나갈 때면 그런 마음이 왜 안들겠는가? 사실 그게 오고가는 우리의 문화요 정이 아닌가? 그런데 철수목사는 정말 배려의 신사이다.
여기 오래 살다보니까 \'예스\'와 \'노\'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문화가 다르다는 걸 많이 느낀다. 그래서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예의상 \'노\'한 것을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철수목사에게 내가 더 잘해 주지 못했다면 이해하시게.
어제 아침 경황이 없었을텐데도 공항에 가는 길에 철수목사가 전화를 했다. 물론 고맙다는 말이었지. 그리고는 \"안녕, 경선\"이란 말을 잊지 않았다. 그래 \"안녕, 철수\"다. 내년 여름에 어머니 8순때 한국에 방문할 계획인데 그때 보자고 했다.
이틀간 짧은 만남 속에서 \"안녕, 철수\"목사를 통해 \'배려\'라는 단어를 깊이 묵상하게 되었다. 배려의 마음만 가진다면 우리 친구들의 사이가 얼마나 더 돈독해지고, 기분좋고 풍성해질까.. 그래서 이글을 남긴다.
철수 목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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